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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들, 배타적 근본주의에서 문제 비롯

다이나마이트2 2011. 3. 18. 09:14

 

"목사들, 배타적 근본주의에서 문제 비롯"

대형 교회 목사들의 '갈등 발언' 왜 계속되나
개신교에 대한 실망감 실제 신자 수 감소로 나타나
"타종교 비방 막을… 법적 장치 마련해야" 목소리도

↑ 보수 개신교계 연합체인 한기총 해체를 촉구하는 기독교 시민단체 회원들이 16일 한기총 사무실이 있는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교회개혁연대 제공

지진도, 쓰나미도 하나님 안 믿은 벌이고, 한국사 반만년은 우상숭배 죄의 역사라는 몇몇 목사들의 독특한 해석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이번 일본 도호쿠(東北)대지진 참사는 "우상 숭배와 무신론, 물질주의로 나간 데 대한 하나님의 경고"(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우상과 일왕을 섬긴 죄에 하나님이 '요것 봐라' 하고 흔드는 것"(강남교회 김성광 목사)이라는 발언은 사회적 공분을 샀다. 2005년 서남아시아 쓰나미 때도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가 비슷한 말을 했다. "반만년 한국사는 우상숭배의 죄에 빠진 역사"라는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이 무릎 꿇고 기도해 말썽이 된 3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개신교계 최대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 길자연 목사가 한 것이다. 개신교 지도자로 통하는 대형 교회 목사들이 한 말이라 사회적 파장은 더욱 크다.

종교 전문가들은 이런 발언들이 한국 개신교에 팽배한 보수적 근본주의에서 비롯됐으며 대형 교회들이 이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개신교 근본주의자들의 배타성과 공격성은 사회 통합을 해칠 뿐 아니라 종교의 존립 기반인 사회적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멸 행위라고 비판한다. 지탄받는 종교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개신교의 근본주의는 최근 이슬람채권법 반대에서 보듯 정치 개입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목사이기도 한 배덕만 복음신학대학원대 교수는 "1980년대 이후 등장한 대형 교회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보수성을 강화하면서 자기 이익에 맞는 정권과 밀월을 시작했으며, 현 이명박정부는 그 정점"이라고 분석한다. 교회가 장로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는 자신감이 지나쳐 오만과 독선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종교사회학자는 "한국 개신교계는 그로 인해 이미 신자들이 교회를 떠나는 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를 비판했다가 호되게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실제로 개신교 인구는 줄고 있다. 통계청의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개신교 인구는 10년 전인 95년보다 1.6%(14만 4,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천주교 인구는 74.4%나 급증했고, 불교 인구도 3.9% 늘어났다. 개신교계는 충격을 받았다. 성장을 거듭하던 교세가 처음으로 쇠퇴했기 때문이다. 개신교 내부에서 위기론이 나올 만큼 신자 감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는 개신교계의 발언과 행동이 끊이지 않는 데 대해,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이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배 교수는"특정 종교 권력이 다른 종교를 비방하거나 포교를 막는 것은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법으로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한국종교사회학회장인 김성건 서원대 교수는 "종교 관련 사회적 쟁점을 조율할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일본은 90년대 옴진리교 독가스 살포 사건 이후 종교ㆍ사회 전문가들로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정책 입안에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교회 안팎의 비판과 견제도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기총 해체 운동이 대표적 보기다. 교회개혁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개신교 10개 시민단체는 '한기총 해체를 위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16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대표회장 금권선거 파동으로 내홍 중인 한기총은 도덕적 부패 말고도 근본주의적인 배타성과 지나친 권력 지향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한국일보  오미환기자 mhoh@hk.co.kr